도둑들
41. 마카오 선박 터미널 낮.
항만옆길을 달리는 줄리와 펩시. 뒤를 따르는 벤 .잠파노가 운전한다.
펩시 : (영) 6분? 오케이? 진짜?
줄리 : (영) 몰라. 쿠마하라도 5분안에 열었으니까 열겠지.
펩시 : (영) 플라즈마 커터로?
줄리 : (영) 응. 너도 열어봤어?
펩시 : (영) 응. 4분.
줄리 : (영) 장난해? 그걸 어떻게 4분에 열어?
펩시 : (영) 모르는 게 약이야.
줄리 : (영) 그거 중국속담이야.
(경과, 바닷가 옆 항만)
콘테이너 차량에서 벤으로 금고를 옮겨싣는 잠파노.
줄리 : (영) 단단한 놈이네. 드릴을 새로 사와야 되겠는데. 자긴? 뭐 필요한 거 없어?
펩시 : (영) 드릴 필요없어. 듣고 열거야 나는.
42. 한적한 길가. 수사과장 차량. 오후.
차를 세우고 내리는 줄리. 벤 한 대가 멈추자, 차에 오른다. 검은 양복이 준비한 드릴을 보여준다. 수사과장과 마주 앉는 줄리.
검은양복 : (중) 반장님! 드릴 이거면 되나요?
줄리 : (중)갠찮아.
수솨과장 : (중) 금고는?
줄리 : (중) 휴~ 6분안에 열어야 돼요. 쉽지 않은데...
수사과장 : (중) 실패하면 안되지. 그래야 마카오박이 우리를 웨이홍한테 안내해줄테니까. 웨이홍만 쫒아다닌 게 5년짼야. 어쩔땐 친구같에 얼굴도 모르는데.
줄리 : (선착장에 내린 도둑들 사진을 보며, 중) 여기 좀 흐릿하네. 펩시야 금고따개. 다시 찍어. 이정도 갖고 마카오 경찰이 좋아하겠어? 도청에선 뭐 좀 나왔어요?
줄리가 보낸 엠피3가 연결된 컴퓨터 기계를 가리키는 수사과장.
수사과장 : (중) 전화가.. 홍콩은 두통. 나머지는 다 부산인데. 거기가 마카오박 고향이야?
줄리 : (중) 그것까진 모르겠네요. 가봐야 되겠다. 수고.
43. 야외 주차장. 낮.
휘파람 불며 주차장을 걷는 애니콜. 손에는 깡통을 들고. 승용차 뒤쪽 마후라에 묶는다.
잠시후, 승용차 주인이 차를 출발시키는데, 뒤에서 나는 깡통구르는 소리에 기어만 옮겨놓고 내려 뒤를 보는 사이, 애니콜이 운전석에 타서 차를 출발시킨다.
44. 창고. 낮
요란한 소리로 차를 몰고 창고안으로 들어오는 애니콜.
해체된 금고. 다이얼과 연결된 크랭크축을 보는 펩시. 금고두께를 재는 줄리.
펩시 : (영) 이걸 6분만에 연다고? glass relocker로 막아놨네. 앞쪽에서 드릴로 뚫으면 아예 잠겨버리고 충겨주면 유리가 깨지면서 다이얼을 막아버릴텐데.
줄리 : (영) 앞은 8과 1/4이라.. 너무 두꺼운데.
잠파노가 번호판을 뜯어 애니콜에게 주고는, 후끼질을 준비한다.
줄리 : (영) 뒤쪽은 4와 1/8. 뒤로 뚫으면 되겠네. 드릴로.
용접봉이면 안에 돈이 탈테니가.
펩시 : (영) 구멍 두 개 뚫으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텐데.
줄리 : (영) 죽어라고 돌려야지. 너는? 정말 듣고 열거야?
펩시 : (영) (헤드폰을 끼며) 클래식이라고 하지.
번호판을 들고 창고를 걷던 애니콜이 금고덮개를 밟고 가자 째려보는 펩시와 줄리.
애니콜 : 쏘리.
2층으로 올라가는 애니콜. 마카오박은 위스키를 홀짝거리며 가자 넘버판 후끼질을 하고 있다. 옆에 걸터앉아 마카오박 술잔을 가져가는 애니콜.
마카오박 : 독하다.
애니콜 : 독해봤자 술이죠 뭐. 캬~ 근데 진자 하루밤에 팔십억을 땄어요?
마카오박 : 헛소문이야. 따는데 삼일 걸렸어. 잃는데 하룻밤 걸린거고.
애니콜 : 오우 닸을때 관뒀어야 되는데.
마카오박 : 그런 성격이면 그 돈을 아예 못따지.
애니콜 : 그 돈 잃을때 무슨 생각이 들까?
마카오박 : (술 들이키고) 나같은 새끼는 정상이 아니구나.
애니콜 : (윗 단추 풀며) 하~ 더워 마카오는 원래 이렇게 더워오ㅛ?
마카오박 : 더우면 벗어.
피던 담배를 마카오박 입에 밀어넣고는 윗옷을 벗는 애니콜. 마카오박이 그녀의 립스틱이 묻은 필터를 빨며 웃는다. 스르륵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고는 발을 까닥거리는 애니콜.
애니콜 : 그 다이아 웨이홍인가 뭔가한테 꼭 줘야되요? 나같으면 주기 싫을 거 같은데.
마카오박 : 쫓길 걸.
애니콜 : 아 ~ 한번 쫒겨봤으면 좋겟다. 기분이 어떨까?
마카오박 : (담배를 애니콜 입에 꽂아주며) 좆같지. 외롭고.
애니콜 : 같이 한번 쫒겨볼까.
마카오박이 애니콜 쪽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어깨를 가볍게 이빨로 문다. 애니콜 간지럽다.
애니콜 : 큭큭.. 뭐하는 거에요?
마카오박 : 난 말보다 행동이 우선이라서.
애니콜 : 나는 이상하게 어릴때부터 뭐든지 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던데.
마카오박 : (애니콜 이마를 찌르며) 욕심부리면 여기 구멍이 뚫릴수가 있어.
애니콜 : (피식) 내가 주고 싶은 정보도 있는데.
마카오박 : 뽀빠이랑 펩시랑 똥구녕 맞춘다는 거?
애니콜 발딱 일어나며 떨어진다.
애니콜 :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마카오박 : 쉿!
애니콜 : 아 난 그냥 친해질라고 그랬던 거예요. 딴 뜻 없고. 애니콜은 딱 이 시점에 멋지게 사라집니다. (윗옷을 입으려는데, 계단에서 보고있는 잠파노 시선에) 너 왜 그러니? 벗는 게 아니고 입는거야.
애니콜이 내려가자, 잠파노가 마카오박에게 위협스럽게 다가온다.
잠파노 : 좆도 시발 이래도 되는거야?
마카오박 : (담배 물고) 쟤 좋아하니?
잠파노 : 아니 그건 아니고.
마카오박 : (라이터 달래는 손짓) 쟨 너 좋아한다.
잠파노 : 진자요?(라이터 주며)
마카오박 : 그럼.
45. 창고 . 해질녘.
모여서 저녁을 먹는 도둑들.
마카오박 : 여섯 번째.
잠파노 : 와~ 저랑 애니콜이 한팀이네요. 뭐해?
애니콜 : 너 삼대가 덕을 쌓은줄 알아라. 일하러 가야지.
애니콜이 브라우스 단추 두 개를 풀고, 브래지어를 조인다.
46. 술집. 밤.
사복을 입은 지배인이 혼자 맥주를 마시다가 애니콜을 힐긋 본다. 바에 앉는 애니콜. 잠파노는 한 칸 건너에 앉는다. 지배인이 계속 힐긋거린다. 어떻게 말을 붙일까 하는 눈치다.
-인터컷. 창고.
마카오박 : 잠파노가 잘 도와줄거야.
애니콜 : 얜 뭐 있으나마나. 십분안에 끝낼게요.
-다시, 술집. 지배인이 천천히 애니콜쪽으로 다가온다.
애니콜 : 에게 2분안에 끝내겠네.
지배인이 옆에 앉자 애니콜이 무관심한척 돌아보지 않다가,
지배인 : (중) 지금 마시는게 뭐지?
그제서야 돌아보면, 잠파노 어께에 팔을 두르고 지그시 바라보는 지배인. 벙 찐 애니콜.
잠파노 : (중) 이거? 버번콕.
지배인 : (중) 처음 보는 얼굴인데.. 중국?
잠파노 : (중) 한국.
애니콜이 지배인 점퍼밑으로 손을 넣어 지갑을 빼내는 중이다. 잠파노가 애니콜을 본다.
지배인 : (중) (웨이터에게) 여기 와인 두잔! (한) 내가 사는거야. (지갑을 꺼내려하자)
잠파노 : (손을 잡으며) 잠깐. 내가 살게요.
지배인 : 왜?
잠파노 : 느낌이... 좋아서.
지배인이 잠파노 손을 잡고 지그시 보는 사이, 애니콜이 지갑을 빼내 화장실로 간다. 지갑에서 키카드를 꺼내, 카드 해독기에 넣고 돌린다. 화장실에서 나와보니, 구석자리에 다정하게 앉아있는 지배인과 잠파노 뒷모습. 지배인은 점퍼를 벗어놨다.
지배인 : 조용한데 가서 한잔 더 할까?
잠파노 : 아뇨 그냥 여기서 먹지 뭐.
지배인이 잠파노 턱을 부드럽게 잡아당긴다. 애니콜이 슬쩍 눈을 피하며 점퍼안으로 지갑을 밀어넣는다. 지배인이 부드럽게 잠파노랑 키스하려는데, 애니콜은 일부러 지갑을 천천히 집어넣는다. 들킬까봐 할수없이 지배인과 키스하는 잠파노. 애니콜이 지갑을 넣고는 놀란 표정으로 돌아선다.
술집 밖. 잠파노가 술로 입을 행궈 뱉는다.
애니콜 : 그래 키스는 그렇게 하는거야. 입술에 힘 빼고. 자식~ 좋냐? (멈칫) 야 잠파노!
잠파노 : 왜?
애니콜 : 우리 크랭크인이 언제지?
잠파노 : 내일이 토요일이잖아.
애니콜 : 좆됐다. 비오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음악이 흘러나온다.
47. 빗속에 도둑들. / 로칼카지노 / 술집 / 창고 / 숙소. 밤. -음악 시퀀스.
-창고. 금고에 드릴로 구멍을 뚫는 줄리. 보로스코프를 밀어넣자 모니터에 다이얼 뒷판이 보인다. 옆에선 헤드폰을 귀에 꽂고 금고의 다이얼을 돌리고 있는 펩시. 금고를 열고 시계를 누르자, 6분 55초. 신경질적으로 헤드폰을 벗고는 비를 바라본다.
-다른 로칼 카지노. 사람들로 북적대는 슬롯머신에 앉은 씹던껌. 핸드백에서 돈뭉치를 꺼내 집어넣고는 두 손을 비벼가며 행운을 빈다.
(경과)
슬롯 두 개를 차지하고 연신 댕기는 씹던껌. 수북한 담배. 쌓인 맥주병. 중국 아줌마가 앉으려하자 자기 자리라고 손사래 친다. 핸드백안을 보면 돈이 없다. 구겨진 지폐 폋장을 집어 넣으려는데, 펩시가 옆에 앉는다.
씹던껌 : 비는? 계속 와?
펩시 : 예. 많이 잃었어요?
씹던껌 : 아이구 인제 막 시작이야. 금고는 열었어?
펩시 : 안열리네요. 손이 녹이 슬었나.
씹던껌 : 왜 못여는지 아냐? (슬롯을 팍 치며) 야 야 떠야지 쯧. 술이나 한잔 하자.
-술집. 발코니에 마주앉아 맥주를 마시는 애니콜과 잠파노.
말없이 비를 바라보는 애니콜. 슬쩍 애니콜 머리카락 냄새를 맡는 잠파노. 뭔지 이상해서 잠파노가 눈을 뜨면 정면 거울을 통해 잠파노를 노려보고있는 애니콜.
애니콜 : 좋니?
잠파노 : 너 요새 무슨 향수 쓰나해서.
애니콜 : 난 향수 안쓴다. 그냥 타고난 살냄새지. 근데 14억 생기면 넌 뭐할거니?
잠파노 : 왜 14억이야? 나랑 너랑 합치면 28억이지...무슨 생각해 지금?
애니콜 : 그러네. 와. 그러니까 지금 니가 나한테 그 돈을 그냥 주겠단 얘기지? 자식! 빨리 마셔. 가게.
-맞은편 뽀빠이방.
혼자서 술을 들이키는 뽀빠이. 전화벨이 울린다. 장물아비다.
뽀빠이 : 넵.
장물아비 : 물건 보냈다. 주소는 문자로 솼어.
뽀빠이 : 오케이. 땡큐. 자~ 마카오박 나는 준비됐다. 너는 준비됐냐?
-창고. 식은땀을 흘리며 진통제를 술에 타서 먹는 마카오박. 비닐봉지에 술을 담아 뛰어오는 앤드류. 마카오박을 보더니.
앤드류 : 어디 아퍼?
마카오박 : 괜찮아.
앤드류 : 몸이 그때 작살난거지? 웨이홍 요거랑 바람나서 걸렸다며. 근데 웨이홍이 그 여자는 죽이고 왜 자긴 살려뒀을까? 아 웨이홍 그 개새끼 무서워.
앤드류 얘길 가만히 듣고있던 마카오박이 앤드류 목을 잡고 벽에 밀친다. 이글거리는 눈에 질린 앤드류.
마카오박 : 그거 뭐야?
앤드류 : 어어흡.. 수울~
마카오박 : (미소를 띠며) 맛있게 마셔.
손을 떼고, 우산을 들고 창고를 나가는 마카오박. 앤드류가 캑캑댄다.
-창고 2층. 술 마시는 첸과 조니. 앤드류.
앤드류 : (중) 한주먹도 안되는 새끼가 탁 잡더라고 목을. 속에서 이런게 올라오는데 참자 앤드류.. 총이 없잖아.
조니 : (중) 그렇게 잘난놈이 바람 핀걸 왜 걸렸데?
첸 : (중) 내가 찔렀지. 웨이홍한테.
앤드류 : ...
조니 : (중) ...그거 마카오박도 알아?
첸 : (중) 당연히 모르지. 잘 들어. 내 생각에 이 일은 실패한다.
조니 : (중) 왜?
첸 : (중) 사람이 많아. 액수도 너무 크고. 다이아도 팔기 어렵고. 우리는 현찰만 챙긴다.
-씹던껌 숙소. 술잔을 들이키는 펩시와 씹던껌.
씹던껌 : 내가 어릴땐 선생걸 훔쳤고 나이 들어선 남자들 걸 훔쳤는데 그 돈을 딸내미 똥구녕에 다 쳐박고 사위자식 개자식이라고 돈 주고도 눈치봐요. 이제는 어디서 뭐 이렇게 집어올라고 해도 오줌이 찔끔나와. 잡힐가봐. 그러니가 니가 부러워. 아직 이쁘고.
펩시 : 화장발이예요. 속으론 다 썩었고.
씹던껌 : (툭 치며) 그러니까 돈이 좀 생기면 건물을 사야돼. 강남은 끝났고 강북에 약수동 그런데다. 융자 입빠이 받아갔고 그래야 세무조사가 없지. 자 그렇게 될라면
펩시 : 금고를 열어야죠 일단.
씹떤껌 : 근데 왜 못열까? 마카오박 얼굴이 머릿속에서 딸랑딸랑 하거든. 감정이 있는거지.
펩시 : 나 그 사람 미워해요.
씹떤껌 : 거봐 그런 감정.
펩시 : 그럼 좋아해요? 그 개새끼를?
씹던껌 : 맞아 개새끼. 그래도 우리 돈벌어 주게하는 개새끼다.
이때, 줄리가 들어오더니 침대로 쓰러진다.
펩시 : (영) 비는?
줄리 : (영) 그쳤어. 나 성공했다. 5분 58초.
펩시 : (영) 줄리! 잘했어.
줄리 : (영) 고마워.
-창고. 새벽. 비는 그치고 여명이 밝아온다. 금고 뒷판에는 줄리가 뚫어놓은 드릴구멍이 십여개. 옆에 시계엔 5분 58초가 찍혀있다. 자기 금고 앞에 선 펩시. 자기 시계는 6분 55초가 찍혀있다. 다이얼을 돌리며 시계를 제로로 맞추는 펩시. 눈을 감고 다이얼에 집중한다.
48. 카지노 브이아이피룸. 바카라 테이블. 낮.
카지노 안. 쿵지가 플레이어에 칩을 걸자, 뱅커에 가진 칩에 반을 베팅하는 씹던껌. 조니가 그만두라고 눈짓한다.
첸 : (일) 너무 많지 않나?
씹던껌 : (일) 오늘 나 생일이에요. 손 좀 잡아줘요. 육! 육!
첸 : (일) 육! 육!
첸이 씹던껌의 손을 꼭 잡는다. 쿵지가 자기에게 날아온 카드패를 깐다. 6이다. 엄청난 환호. 꼬옥 포옹하는 씹던껌과 첸. 지배인이 다가오더니,